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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이 흐르는 여주, 사람이 떠나지 않는 여주

  • 하나로신문편집부 기자
  • 입력 2026.09.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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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금사농협 이사 이대성

 

여주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강은 특별하다. 삶의 터전이자 농업을 이어가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며, 후손에게 깨끗하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기도 하다.

그래서 상수원을 보호하고 깨끗한 물을 지켜야 한다는 데 누구보다 공감한다. 우리 역시 이곳에서 물을 마시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주민이기 때문이다.

다만 깨끗한 물을 지키는 과정에서 여주 주민들이 오랜 세월 감내해 온 부담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금사면을 비롯한 상수원 관리지역 주민들은 토지 이용과 시설 입지, 지역 개발 등에 여러 제약을 받아왔다. 이러한 규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과 부담을 덜고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주민지원사업이 시행됐고, 마을에는 공동창고와 농기계 보관시설, 공동작업장 등 여러 공동시설이 조성됐다.

이 시설들은 단순히 마을에 주어진 혜택이 아니다. 상수원을 지키기 위해 여러 제약을 감내해 온 주민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소중한 공동자산이다.

문제는 그동안 농촌의 현실이 크게 달라졌다는 데 있다.

시설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농업인도, 마을 주민도 많았다. 공동창고와 농기계 보관시설, 공동작업장을 함께 이용할 주민이 충분했고 시설의 필요성과 활용도 역시 높았다.

그러나 10년,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농촌의 모습은 달라졌다. 공장이나 사업체가 들어서는 데 제약이 따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젊은 층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쉽지 않았다. 주민은 줄고 고령화는 심해졌으며 농사를 짓는 사람도 예전 같지 않다.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그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과 농촌의 모습은 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시설을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진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용할 주민이 크게 줄었는데도 20년 전과 똑같은 용도와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주민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주민지원사업으로 조성된 일부 마을 공동시설의 임대나 용도변경 등이 점검 대상이 되면서 주민들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다.

물론 공적 재원으로 조성된 시설인 만큼 관리와 감독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임의로 사용하거나 사업의 취지와 전혀 다르게 활용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하지만 달라진 농촌 현실에 맞게 시설을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것까지 제한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주민들의 합의를 거쳐 현재 마을에 필요한 시설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일정한 기준 아래 임대하고 그 수익을 마을 운영과 주민 복지를 위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투명한 관리와 주민 합의라는 원칙이 지켜진다면, 시설을 비워두기 보다 주민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주민지원사업의 본래 취지에도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래된 주민지원시설의 이용 실태를 살펴보고, 현재 주민 수와 마을의 필요에 따라 활용의 폭을 합리적으로 넓혀야 한다. 사업 변경에 필요한 행정절차 역시 고령화된 농촌 주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상수원 규제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봤으면 한다.

여주 주민과 농민들이 원하는 것은 깨끗한 물을 포기하고 무분별한 개발을 허용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지켜야 할 환경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만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주민의 생활과 지역의 활력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부분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선할 수 있는 규제는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규제라면 오랜 기간 그 제약을 감내해 온 주민에 대한 지원도 그에 걸맞아야 한다.

깨끗한 물의 혜택은 여주 주민만 누리는 것이 아니다. 많은 수도권 시민이 함께 누린다. 그렇다면 그 물을 지키기 위해 여주 주민들이 감당해 온 부담 역시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누어야 한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여주와 사람이 떠나지 않는 여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환경을 지키면서도 주민이 살아갈 수 있는 여주를 만드는 것, 이제는 규제와 지원의 새로운 균형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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